소근대며 정을 주던 소슬 바람이 드디어 가을을 싣고 왔습니다.
가을이 지난 한 해 동안 꼭 닫혀 있던‘자연의 대문’하나를 활짝 열었습니다.  

그 끝을 짐작할 수도 없이 높아진 파아란 하늘이 참 신비롭습니다.
길가에 도열하여 격려의 미소를 보내주는 들꽃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하게 자신을 드러낸 샛노란 단풍잎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녹색 제복을 벗고 자유롭게 칼라링을 시작한 단풍나무들이 참 여유롭습니다.
밤이면 고운 달빛 머리에 이고 춤추는 기러기도 참 정답습니다.
가을 축제를 시작한 만물이 참 좋습니다. 

이 기분 좋은 가을에,
저는 해마다 가을이 오면 음미해 보며 제 가을여정의 방향을 모색하는  
김현승 님의 시‘가을의 기도’를 또 한 번 읊조리며
별을 생각으로 깍고 다듬어 마음이 보석을 만들 수 있는
가슴 설레이는 가을여정을 출발합니다.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사랑하는 여러분,
여름 내내 땀흘린 농부의 가슴을 풍요의 흐뭇함으로 가득 채울 가을입니다.  
우리 모두 말씀 묵상과 깊은 기도로 가을여정을 소중하게 가꾸어 삭풍이 불어와도 
훈훈한 가슴으로 곁에 있는 모든 이웃들을 넉넉 품을 수 있는 영혼의 부자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2017년 9월 17일 김광태 목사 드림